남북단일팀 탄생, 27년 만에 세 번째-올림픽은 처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마침내 남북단일팀이 탄생한다. 남북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이로써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같은 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이어 27년 만에 통산 세 번째로 남북은 단일팀을 결성한다.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는 최초다.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현재 23명으로 꾸려진 우리 아이스하키팀에 합류하면 '원 코리아'(One Korea)가 출범한다. 한국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여러 성격 중에서도 평화올림픽에 주안점을 뒀다. 북한의 참가로 평화올림픽의 토대가 마련된 상황에서 올림픽 사상 첫 남북단일팀은 결성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그간 10년 가까이 경색된 남북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앞으로 교류 증진을 추진하는 신호탄이자 남북화해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기폭제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올림픽 남북단일팀의 윤곽은 20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리는 '평창 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한올림픽위원회·민족올림픽위원회(북한), 남북 정부 고위 인사, 남북한 IOC 위원 등 4자로 구성된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를 소집했다. 바흐 위원장의 주재로 진행되는 회의에서 남북 관계자들은 평창 실무회담의 공동보도문을 바탕으로 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 한반도기 사용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합의한다. IOC는 국제빙상연맹(ISU),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 협의한 북한 선수들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 배분 내용을 남북 양측에 통보한다. 이에 따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엔트리도 확정된다. 단일팀이 곧 출범할 예정이나 2월 10일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를 때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먼저 엔트리가 몇 명으로 정해질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단일팀을 꾸리더라도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 선수들에게 피해를 절대 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23명인 엔트리를 늘려 남북한 선수들이 모두 출전할 수 있도록 IOC와 IIHF에 엔트리 증원(최대 35명)을 요청했다. 이런 방침은 실무회담에서도 재확인됐다. 남북은 우리 선수 23명을 그대로 선발하고 북측 선수를 추가하는 식으로 단일팀을 꾸리는 데 합의했다. 또 선수 선발의 전권도 한국 대표팀 사령탑인 캐나다 출신 새러 머리 감독이 행사하도록 했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범하는 올림픽 첫 남북단일팀이 어떻게 구성될지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평창 회의'로 시선이 쏠린다.